연이은 먹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 코로나 종식될까?
집에서 간단히 복용하는 것만으로 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아주는 코로나 먹는 치료제가 잇따라 개발되면서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머크앤컴퍼니의 치료용 알약 '몰누피라비르'가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사용 승인된 데 이어 5일에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머크보다 더 뛰어난 효과의 약을 개발했다. 화이자가 개발한 치료용 알약이 입원율을 89%까지 줄여준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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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먼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한 MSD의 물누피라비르 효과를 크게 뛰어넘는 결과다. 앞서 MSD는 증상 발현 닷새 내에 몰누피라비르를 투여했을 때 입원이나 사망 확률이 약 50% 줄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화이자의 임상 실험 결과가 알려지면서 5일 뉴욕 증시에서 화이자 주가는 10.9% 급등하고 MSD 주가는 10%가량 급락하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한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이 필수적이지만, 미접종자가 전 세계적으로 수십억 명에 이르는데다 접종 후 감염되는 돌파 감염도 빈번해 이들 알약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은 머크와 화이자의 치료제 모두 당뇨병, 심장병 등 중증 질환의 위험이 높은 코로나 확진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서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두 치료제를 효능, 복용법, 안전성, 공급, 가격 등의 측면에서 비교했다.
화이자 VS MSD
어느쪽이 더 효과 있을까?
임상실험 결과 '팍스로비드'라는 이름이 붙은 화이자의 치료제가 더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는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코로나 확진자를 상대로 한 임상 시험 결과는 이렇다.
증상이 나타난 지 사흘 안에 치료제를 투여한 경우엔 입원·사망 확률이 89%가 감소했고, 닷새 안에 약을 복용할 경우에는 확률이 85%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에 걸린 백신 미접종자 중 기저질환이 있는 1,200여 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증상이 시작된 뒤 사흘 안에 치료제를 먹은 사람 중에 0.8%만 입원을 했고, 치료 후 28일까지 사망한 사람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가짜 약을 먹은 사람의 입원율은 7%로 10배 가까이 높았고 사망자도 7명이 나왔다.
이러한 발표와 비교해 봤을 때 화이자 치료제가 입원, 사망률 50% 감소 효과를 공개하며 알약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지난달 미 식품의약국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한 머크 앤드 컴퍼니의 치료제보다 효과가 좋다는 말이 된다.
화이자는 미 식품의약국에 가능한 한 빨리 사용 승인 신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이자는 30알, 머크는 40알 먹어야 효과
용법은 비슷하다. 화이자와 MSD 치료제 둘 다 5일간 투여해야 한다. 화이자의 경우 아침과 저녁, 하루 두 차례 각각 세알씩(하루 총 6알) 5일간 총 30알을 복용한다. MSD 치료제는 아침과 저녁, 하루 두 차례 각각 네 알씩(하루 총 8알) 5일 동안 총 40알을 먹는다.
작용 방식의 차이는?
작용 방식은 상이하다. 화이자의 팍스 로비 드는 '단백질 분해효소 억제제' 계열의 치료제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증식하는데 필요한 효소를 억제한다. 치료제가 바이러스 복제에 필수적인 부분을 표적으로 삼기 때문에 병원체가 치료제에 내성을 가질 수 없게 된다는 게 화이자 설명이다. 쉽게 말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더 이상 만들어내지 못하게 치료제가 막는다는 말이다.
MSD의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암호 오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MSD는 몰누피라비르가 델타 변이를 포함한 모든 변이에 효과가 있다는 자체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과연 안전할까?... 제한적인 자료만 공개
화이자와 MSD 모두 현재까지 제한적인 자료만 공개했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확실한 정보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안전성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화이자는 임상 시험에서 팍스 로비드와 위약을 복용한 환자 모두 약 20% 정도의 이상 현상이 있었으며, 이상 현상 대부분은 가벼운 것이라고 밝혔다. 심각한 부작용은 치료제를 투여받은 환자의 약 1.7%, 위약을 투여한 환자의 약 6.6%에서 보고됐다.
머크 앤 컴퍼니사의 '몰누피라비르'는 투여받은 환자의 12%, 위약을 투여한 사람의 11%가 치료제와 관련된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한편에서 몰누피라비르와 같은 계열의 약은 동물 실험에서 기형 유발과 연관성이 있다고 지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머크는 자사 치료제를 인체에 사용된 것보다 더 오래, 더 많은 용량을 사용해 수행한 유사한 실험에서는 기형이나 암을 유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확보된 물량은 얼마나 될까?
화이자는 올해 말까지 '팍스로비드'를 18만 명 복용분을, 내년에는 5천만 명 분량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SD는
연말까지 1천만 명 분, 내년에는 2천만 명 분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MSD 치료제 170만 명 분량을 계약한 미국은 화이자 치료제 수백만 명 분량도 이미 확보했다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밝혔다.
한국은? MSD 20만 명분, 화이자 7만 명분 확보
우리 정부는 앞서 9월 MSD와 먹는 치료제 20만 명분 구매계약을 했고, 자난달에는 화이자와 7만 명분의 선구매 약관을 체결했다.
먹는 치료제 가격은?
두 제품의 가격은 비슷하게 책정될 전망이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는 팍스로비드 가격을 MSD 몰누피라비르와 비슷한 가격표를 붙일 전망이라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최근 MSD는 닷새 치료분에 700달러(한화 약 83만 원)의 가격으로 미국 정부와 몰누피라비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화이자도 선진국에는 이 가격을 기준으로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먹는 치료제... 방역 부담은 덜어줄 듯
화이자, 모더나 등 현재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백신은 존재하지만, 확진자들을 위한 치료법은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심장병이나 폐렴, 당뇨병 등 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있는 코로나 확진자들은 현재 정맥주사 등으로 주입되는 항체치료제 등을 처방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집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치료제는 입원과 사망 가능성을 크게 줄여줌으로써 방역 당국과 의료진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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