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가수 이용의 노래 ’’ 잊혀진 계절‘속에 나오는 이날이 바로 10월 31일이다. 이 노래를 듣고 자랐기에 나에게 시월의 마지막 날은 뭔가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는 낭만적인 날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런 이유로 이날에 남편과 술 한잔 하며 분위기를 잡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이 시월의 마지막 날이 국적불명의 명절인 핼러윈데이라고 했다. 마트를 가면 핼러윈 축제에 필요한 각종 장신구 등을 판매한다. 아이들이 좋아서 구경할 때 나는 말한다.
“아니 우리 명절도 아닌데 왜 그리 유난 떠는지 모르겠다”라고.
빼빼로데이, 화이트데이 등도 처음엔 제과회사의 상술에 놀아나는 거라고 무시했더랬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많은 사람들이 이런 기념일을 챙기는데 안 챙기는 사람은 뭔가 불쌍한, 문명에 퇴보하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또 아이들이 챙기지 못한 부모를 원망스럽게 쳐다보거나 부모 입장에서는 챙기지 못한 무심한 부모처럼 여겨져 미안해졌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서.
그래서 요즘은 그냥, 그날이 상술 때문에 제과회사가 만들었든 아니든 그냥 문화를 따르게 되었다.
핼러윈도 그렇다. 처음엔 무시하다가 딸아이가 유난스레 집안 곳곳에 이런저런 장신구를 달아놓는 걸 보며 기분을 맞춰주려고 노력한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언론에서는 '핼러윈이라는 국적불명의 명절을 즐기겠다고 이태원과 홍대 등으로 쏟아져 나오는 젊은이들이 기괴하고 잔인한 분장을 한다 ‘ ’ 축제가 끝난 자리에 나뒹구는 빈병과 구토 자국을 보니 실종된 시민의식‘이 어쩌고 하는 이런 보도가 주를 이뤘다.
그런데 올해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다른 나라에서 핼러윈 파티복으로 ’’ 오징어 게임 운동복‘을‘ 입고 있고, 유럽인들이 딱지치기를 하고 달고나를 먹으며 핼러윈을 즐긴다며 비판보다는 호의적인 홍보를 한다. 올해의 핼러윈은 우리의 한류문화를 전파하는 고마운 축제가 된 것이다.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려는 시점에 이런 분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금도 의료진들은 마음 편히 쉬지도 못하고 고생하는데 한쪽에선 집단감염이 염려되는 이런 상황들이 연출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착잡하다. 일선에서 고생하시는 분들이 이런 핼러윈 축제를 보면 얼마나 힘이 빠지겠는가!
물론 2년여 동안 통제된 생활에 진절머리가 나서 이런 날을 핑계로 맘껏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 마음을 십분 이해는 한다. 하지만 이 축제로 인해 집단감염이 대량 늘어난다면 위드 코로나도 물 건너갈 수 있지 않을까 염려된다.
꼭 이태원이나 홍대에 가서 즐겨야 할까? 가족끼리 아니면 친구끼리 오붓하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축제라면 많은 사람이 모여있는 곳에 가야 더 신나고 즐겁기는 하다.
그럼에도 이런 시국에는 조금은 우리의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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