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오랜만에 남편과 코스모스를 보러 장성 황룡강 생태공원에 갔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장성노란 꽃 축제는 취소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간 시간은 3시쯤이었는데 평일이어서인지 주차장이 한산하고 좋았다.
노란 용이란 뜻의 황룡강에서는 가을에 노란 꽃 축제를 하지만 꼭 노란 꽃만 있는 건 아니다.
이렇게 핑크뮬리도 있다.
한참 예쁘게 피기 시작한 갈대도 있고,
백일홍과 국화도 있어서 제대로 가을꽃구경을 할 수 있다.
노란 꽃 축제의 주인 공격인 해바라기는 맘껏 그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요 며칠 쌀쌀해진 날씨와 달리 저번 주에는 햇볕이 따사롭다 못해 뜨거웠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해바라기가 더 생기있어 보였다.
생태공원은 강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 꽃밭이 있어서 반대편은 다리를 건너야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모스를 맘껏 구경하니 너무도 행복했다.
어릴 때 집 앞에 피어있던 코스모스는 유난히 향기로웠다.
요즘 코스모스는 그다지 향기가 나지 않아서 조금은 아쉽다.
코스모스는 하나만 보면 그다지 예쁘지 않지만 여러 개의 꽃이 함께 어울려
있을 때 더 화려해진다.
나는 그 조화로움을 좋아하는건지 모르겠다.
코스모스를 보고 하늘하늘 약하게 보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내가 아는 코스모스는 생명력이 아주 강하다.
어릴 때 코스모스를 뽑아 아무데나 던져 놓으면 기어코 그 땅에 뿌리를 내려 살아나는
것을 보았다. 비스듬하게 있으면 줄기가 비스듬한 모양으로 악착같이 버텨냈다.
어릴 때 친구들과 가위바위보하며 코스모스 꽃잎 튕기기 놀이는 가을에만 할 수 있는
놀이였다.
그렇게 꽃잎튕기기 게임을 하고 나면 손끝에 남은 그 향기가 좋았다.
코스모스가 지기 전에 가족들과 함께 구경하고 가위바위보 꽃잎 튕기는 게임을 하며
추억에 잠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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